- 들어가며

지난 2월 14일~17일까지 독일 Viersen('피어센'으로 발음됩니다)에서 2008 World Championship for National Teams 3-cushion 이 열렸습니다. 각 나라의 랭킹 1,2위 선수들이 팀을 이루어 출전하는, 팀 경기중에서 가장 큰 대회입니다. 경기가 열린 Viersen은 독일 서부 지역 뒤셀도르프 근처, 벨기에와의 국경지역에 있는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입니다. 80년대에 스페인에서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그 뒤 매년 장소를 바꿔가며 열리다 1998년 부터 이곳 Viersen에서 계속 열리게 됩니다. 한국팀은 2000년부터 최재동, 황득희, 김경률, 이홍기, 임윤수 선수 등이 참가했지만 아직까지 10위권 안에 든 적이 없었고, 고 이상천 선수가 2000년(이상천, Carlos Hallon), 2001년(이상천, 마이클 강)에 미국 대표로 참가하여 5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챔피언인 스웨덴 팀은 브롬달 선수와 닐슨 선수가 짝을 이뤄 2000년, 2001년, 2005년, 2006년, 2007년 총 5차례 우승을 하였고, 최근 3년간 챔피언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어 과연 올해도 스웨덴 팀의 독주가 계속될 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였습니다. 한국팀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여, 지난 5년간 성적으로 주는 시드배정을 받지 못하였고, 1라운드부터 하나씩 올라와야하는 약간은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올해는 한국의 원투펀치인 김경률 선수와 최성원 선수가 짝을 이뤄 순위권을 목표로 출전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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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선 1,2 라운드 (15점 3판 2선승제)

1라운드에서 포루투갈과 올해 첫 출전인 몬테니그로팀과 함께 D그룹에 편성이 되었습니다. 첫 게임에서 몬테니그로팀을 거의 3배가 넘는 에버리지로 압승을 하였고(세트스코어 4:0), 두번째 게임인 포루투갈과의 경기도 4:1의 세트스코어로 손쉽게 물리치며 2라운드에 진출하였습니다. 1라운드 참가팀 중 가장 높은 1.714의 에버리지였습니다.(2위, 3위팀인 프랑스와 그리스의 에버리지가 각각 1.463, 1.428이었으니 어느정도의 기량차이인지 짐작이 가실겁니다 ^^)

결국 1라운드 예선 결과 한국, 프랑스, 그리스, 베트남이 각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하였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추첨결과 시드배정팀인 일본, 네덜란드와 E그룹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게시글로 리플 생중계(?)를 해 드린바 있는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일본팀을 만나 미야시타 선수와 오바라 선수에게 각각 1:2, 2:0으로 합계 3:2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했습니다. 같은날 저녁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는 김경률 선수가 에버리지 2.0을 치며 선전했지만 최상의 컨디션으로 샷을 폭발시킨 야스퍼스 선수에게 2:0으로 졌고(야스퍼스의 에버리지가 2.727이었습니다), 최성원 선수도 미쳐 제 기량을 발휘도 못해보고 버그만 선수에게 2:0으로 완패했습니다.

제가 관람을 간 토요일 오전에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오전 11시에 E그룹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와 일본의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경기장을 둘러보니 2층 구석에서 최성원 선수와 김경률 선수가 초조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가 일본에게 2세트 이상을 내주면 한국팀이 탈락하는 위기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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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층으로 올라가 간단히 인사를 하고 같이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일본의 오바라 선수가 1세트에서 끈질긴 공방전 끝에 버그만 선수를 13이닝째 15:13으로 이겨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일본 두 선수 중 아무나 한세트만 더 따내면 한국팀이 떨어지고 일본과 네덜란드가 8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다행히도 야스퍼스 선수가 미야시타 선수를 2:0으로 제압해버렸고, 버그만 선수도 2세트를 6이닝 15:6으로 승리하며 마지막 3세트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이 마지막 세트에 한국팀과 일본팀의 운명이 엇갈리게 됩니다. 두 선수는 상대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으며 신중히 경기를 끌고가다 결국 15이닝째 버그만 선수가 15:9로 오바라 선수를 제치며 한국팀에게 남은 한장의 귀중한 8강 티켓을 건네줍니다. 심각한 얼굴로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선수들은 그제서야 표정이 밝아지며 다시 한번 의욕을 고취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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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강전 (15점 5판 3선승제)

한편 다른 그룹에서는 프랑스와 스페인(이상 F그룹), 스웨덴과 그리스(이상 G그룹), 독일과 벨기에(이상 H그룹)가 올라와 시드배정을 받지 못한 팀 중에는 한국팀과 그리스팀이 유일하게 8강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는 네덜란드의 야스퍼스 선수(G.A. 2.727), 스웨덴의 브롬달 선수(G.A. 2.000), 스페인의 산체스 선수(G.A.2.090)가 2점대의 에버리지를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 팀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고, 한국의 최성원 선수 (G.A. 1.435), 김경률 선수(G.A. 1.500)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최고 하이런은 브롬달 선수가 덴마크의 넬린 선수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13점이며, 10점 넘는 하이런의 선수들도 7명이나 되었습니다.

오후 4시 반, 긴장되는 대진표 추첨결과, 8강 진출팀 중 최고 약체로 평가받는 프랑스이 한국팀의 제물(?)로 선택되었습니다. 8강 첫 경기가 바로 한국 vs 프랑스의 경기였고, 김경률 선수와 최성원 선수는 큰 무리없이 세트스코어 6:2로 프랑스의 제레미 베리 선수와 장 크리스토프 록스 선수를 제압하며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한국 팀은 이미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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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테이블에서 벌어진 스웨덴과 벨기에의 경기에서는 또 하나의 이변이 벌어질 뻔 하였습니다. 브롬달 선수가 에디 레펜스 선수를 상대로, 닐슨 선수가 프란시스 포톤 선수를 상대로 가볍게 1,2세트를 따내며 2:0, 2:0의 세트스코어로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가 싱겁게 끝나는가 싶었는데, 벨기에 선수들이 갑자기 집중력을 발휘하더니 3,4세트를 모두 이겨버리며 세트스코어를 2:2, 2:2로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립니다. 갑자기 상승분위기를 탄 벨기에 선수들은 내친김에 3:2로 역전을 노렸지만, 노련한 브롬달 선수는 적절히 타임아웃을 사용하며 마지막 세트를 단 2이닝 만에 끝내버렸고, 닐슨 선수 역시 무리하지 않고 적절히 디펜스를 섞어가며 역전의 희망에 부풀어 조금은 흥분한 포톤 선수를 9이닝째 15:5로 꺾었습니다. 포톤 선수는 중요한 마지막 세트에서 너무 오래 생각을 하다 50초 제한에 걸려 샷을 해보지도 못하고 이닝을 넘기며 자멸하였습니다.(시간 제한에 걸릴 경우 다음 선수는 초구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합니다)

이어서 벌어진 독일과 스페인의 경기에서는 독일팀이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선전했지만, 산체스 선수와 가르시아 선수가 루돌프 선수와 마틴 혼 선수를 상대로 1세트씩 승,패를 주고받는 혈전 끝에 각각 3:2로 승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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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테이블에서 동시에 벌어진 네덜란드와 그리스의 경기에서는 야스퍼스 선수가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를 숨쉴틈 없이 몰아붙여 3:0으로 압승하며 남은 버그만과 니코스 선수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강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불쌍한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는 2라운드에서도 브롬달 선수에게 힘없이 2:0으로 졌는데, 8강전에서 야스퍼스 선수에게도 제대로 실력발휘도 못해보고 3:0으로 져 세계적인 동네북이 되고 말았습니다. -_-;;;

 이리하여 4강 진출팀은 한국,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로 압축되었습니다. 역시나 팀 구성을 보더라도 정말 올라올 만한 팀들만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회 마지막날 벌어진 4강전에서 한국팀은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경기를 하며 당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Posted by 매드박

2008/07/20 23:26 2008/07/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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