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Antalya 월드컵 16강 경기 결과
- Posted at 2009/05/09 17:28
- Filed under 대회소식 | 대회결과
이미 알고 계신분들도 많겠지만, 월요일부터 터키 안탈야(Antalya)에서 올해 두번째 월드컵이 열리고 있습니다. Qualification Round를 거쳐 목요일에 본선 32강이 확정되었고, 금요일부터 본선 라운드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참가를 하여 그 어느때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최종 8강에는 한명도 들지 못했습니다. 본선 32강까지 올라간 한국 선수들은 김경률(시드배정), 강동궁, 허정한 선수 입니다. 강동궁, 허정한 선수는 본선 첫 경기부터 프레드릭 코드롱, 토브욘 브롬달을 만나 아쉽게 분패하였고, 김경률 선수만 네덜란드의 Van Erp Jean 선수를 만나 5세트 접전 끝에 16강에 합류하였습니다.

오늘(9일 토요일) 16강전이 펼쳐졌는데, 김경률 선수가 무명의 Coklu Murat Naci(터키)에게 일격을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하였습니다. 아래는 16강전 경기 결과입니다.

Antalya 월드컵 16강 경기 결과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첫 경기는 딕 야스퍼스와 제레미 뷰리의 경기였는데, 첫 세트에서 뷰리 선수가 15점을 한 이닝에 끝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합니다. 하지만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2,3세트를 내리 내주며 몰리게되고, 4번째 세트를 10이닝만에 가져오긴 했지만 마지막 5세트를 내주며 대어를 낚는데 실패합니다. 야스퍼스 선수는 에버리지와 하이런 모두 뷰리선수에게 뒤지지만 경기는 승리로 가져갑니다. 15점 세트경기로 바뀐 이후로 이런 경기들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경기 운영의 차이지요. 경기 내내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 순간에 경기력을 집중할 수 있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선수들이 큰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반드시 길러야 하는 능력중에 하나입니다.
두번째 경기는 필리품과 포톰, 벨기에 선수들간의 경기였습니다. 객관적인 실력이 비슷하기에 어느 한쪽의 큰 우세를 점칠 수 없었는데, 최근 좋은 성적으로 상승세에 있는 필리품 선수가 2점대의 에버리지를 기록하며 포톰 선수를 꺾었습니다.
세번째 경기가 한국의 김경률 선수의 경기였는데, 경기 기록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첫 세트를 2이닝만에 15:0으로 제압하며 쉽게 경기를 가져가나 싶었는데, 두번째 세트에서 14:15로 세트를 내줍니다. 이렇게 1,2점 차이로 세트를 한번 내주고 나면 그 여파가 다음세트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바로 무너지기도 하죠. Coklu 선수는 분위기를 탔는지 3,4세트마저 몰아부치며 랭킹 6위의 김경률 선수를 잡는 이변을 만들며, 랭킹 100위권 밖 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올라갑니다.
4번째, 5번째 경기에서는 예상대로 코드롱 선수와 브롬달 선수가 각각 De Bruijn선수와 Merckx 선수를 누르고 8강에 합류하였습니다. 네덜란드의 De Bruijn 선수는 최근 꾸준히 큰 경기에서 본선무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상위 랭커들과 기량면에서 약간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브롬달 선수는 최근 우승이 없어서(3월에 팀 대항전에서 5연패의 금자탐을 쌓기는 했지만) 많은 한국 팬들 사이에서 '한물 간거 아니냐'는 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해 주고 싶습니다. UMB랭킹은 3위지만 유럽 내 수많은 클럽 리그전과 유럽 선수권대회 등의 결과를 종합하는 CEB 랭킹(유럽랭킹)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각종 이벤트 대회에서도 꾸준히 우승을 하며 절대 강자의 포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는 전성기였던 90년대 중후반보다 떨어지는 면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경기 운영과 심리전에서 훨씬 원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중요한 순간마다 나오는 그의 놀라운 집중력과 창의력은 역대 최고의 모습입니다. 디펜스와 오펜스를 해야할 타이밍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으며, 시기 적절한 '타임아웃'의 사용까지도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그 결과 최근 큰 경기에서 1점대 초반, 심지어는 1점도 안되는 에버리지로 승리하는 경우도 많으며, 그와 상대하는 많은 선수들이 스스로 자멸하는 양상을 자주 보입니다. 8~90년대 승승장구하며 탑 랭킹을 장식하던 선수들이 이제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과 패기에 밀려 하위권에서 맴도는 안타까운 모습과는 사뭇 대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6번째 경기는 자네티와 타이푼 선수의 경기였는데 떠오르는 신예와 죽지않은 노장의 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 결과는 스코어, 에버리지, 하이런 등 모든 면에서 타이푼의 완승입니다. 타이푼 선수는 재작년 터키 연맹의 징계에서 풀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마르코 자네티 선수는 실력과 랭킹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팬들이 적은 편인데, 너무나 정석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대적으로 매우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세미 세이기너에 팬들이 열광하는 것과는 매우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자네티의 경기 모습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립이 매우 특이합니다(국내에는 박춘우 선수가 조금은 비슷한 그립이죠). 필연적으로 큐 끝이 잘리게되고 밀어쳐야 하는 배치에서 단점이 생기게 됩니다. 반면 그 그립은 큐를 곧게 찔러주는데 매우 이득이 있습니다. 덕분에 자네티 선수는 1적구를 매우 얇게 맞추고 나가는 초이스를 선호하며 그 정확도가 놀라울 정도로 높습니다. 모든 공의 배치와 샷을 두루두루 잘 쳐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강호의 세계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48세의 나이에 세계 랭킹 5위에 랭크됐다는 사실은 엄청난 노력과 자기관리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마틴 혼 선수와 산체스 선수가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마틴 혼 선수는 카시도코스타스 선수와의 경기에서 초반 두 세트를 따내며 손쉽게 승리하는가 싶었는데, 3세트에서 14:15로 세트를 내주며 분위기를 내 줍니다. 4세트마져 내주며 마지막 5세트로 넘어갔는데, 3이닝만에 15점을 몰아치며 코앞까지 따라온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를 허무하게 돌려보냅니다. 산체스 선수는 터키의 Cenet(랭킹 37위) 선수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기분좋게 8강에 합류합니다.
8강전 경기는 오늘 저녁 6시부터 시작되고 4강전부터 결승전까지는 내일(일요일) 벌어집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여러분들도 한번 점쳐보시길 바랍니다. ^^
Posted by 매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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