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AGIPI Billiards Masters 본선 20강, C, D조 경기 결과
- Posted at 2012/02/29 00:23
- Filed under 대회소식 | 대회결과

- C 그룹 : 강동궁, 토브욘 블롬달,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하비에르 팔라존, 타이푼 타스데미르
- D 그룹 : 딕 야스퍼스, 마르코 자네티, 마틴 혼, 루트피 세네트, 우메다 류지
앞선 A,B 그룹과 마찬가지로 이번 두 그룹도 역시나 세계 탑 클래스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10명의 선수들 중 무려 5명의 선수가 월드챔피언쉽(세계선수권대회) 또는 월드컵 대회의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어느 경기하나 쉽사리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던 3일간의 대회 결과를 간략히 요약해봤습니다.

* C 그룹
대회 첫 경기는 바로 강동궁 선수와 토브욘 블롬달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강동궁 선수는 바로 전 주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을 마치고 시차 극복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독일에 머물면서 훈련을 했습니다. 강동궁 선수는 지난 몇년간 '블롬달 전담반' 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을 정도로 월드컵, 월드챔피언쉽 등 국제대회에서 블롬달 선수와 많은 경기를 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 두 선수는 모두 3점대의 에버리지로 완벽한 플레이를 했으나, 휴식시간 이후 후반전에서는 잦은 실수를 범하며 아쉽게도 최고의 경기를 관중들에게 선사하지 못했습니다. 강동궁 선수는 안타깝게도 41:50 (27이닝)로 패하며 다시한번 브롬달 선수에 대한 징크스를 확인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동시에 벌어진 타이푼 타스데미르 선수와 하비에르 팔라존 선수의 경기에서는 현재 터키 랭킹 1위인 타이푼 선수가 25이닝 에버리지 2.0을 기록하며 승리를 하였습니다. 타이푼 선수는 안탈리아 월드컵에서 놀라운 난구풀이 샷들을 당구팬들에게 보여주며 생애 처음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한 바 있습니다.


같은 날 저녁, 강동궁 선수는 2009년 월드챔피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선수와 두번째 경기를 하였습니다. 첫 경기에서 천적 블롬달 선수에게 뒷심에서 밀리며 아쉽게 패한 강동궁 선수는, 경기 초반 최악의 몸상태와 연속되는 불운까지 겹치며 중간 휴식시간때 점수가 4:25까지 벌어졌습니다. 마음을 가다듬은 강동궁 선수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11점, 9점 등의 하이런으로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를 맹렬히 추격했지만 전반전에 크게 벌어진 점수차는 쉽게 좁히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27이닝 째 카시도코스타스 선수가 50점에 먼저 도달하며 최종스코어 50:36으로 2패째를 안고 말았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블롬달 선수가 팔라존 선수를 이기며 2승을 따냈고, 팔라존 선수는 강동궁 선수와 마찬가지로 2패를 안으며 8강 파이널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두 선수 모두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두 경기를 좋은 에버리지로 모두 이기고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지켜봐야만 하는 힘들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음날인 토요일 오후 3시, 강동궁 선수의 세번째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상대 선수는 스페인의 차세대 산체스로 불리우는 하비에르 팔라존 선수. 쥬니어 대회를 모두 휩쓸고 성인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월드챔피언쉽 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전세계 당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스페인 챔피언쉽에서 루벤 레가즈피 선수를 누르고 다니엘 산체스 선수에 이어 랭킹 2위에 오르며 다음주에 열릴 월드 팀 챔피언쉽 대회에 스페인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팔라존 선수는 유난히 한국 선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팔라존 선수가 강동궁 선수의 기세에 눌린 듯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1이닝째 11:11로 동점이 되었고, 이때부터 두 선수는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으며 1,2점차의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19이닝째 팔라존 선수가 25점에 먼저 도달하며 전반전을 마쳤고, 손쉽게 이길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강동궁 선수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에 팔라존 선수는 강동궁 선수를 더욱 구석으로 몰아부쳤고, 결국 31이닝째 50점에 먼저 도달하며 최종스코어 34:50로 팔라존 선수는 귀중한 1승을, 강동궁 선수는 8강 진출이 좌절되는 뼈아픈 1패를 추가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옆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 선수가 타이푼 타스데미르 선수를 이기며 2승으로 블롬달 선수와 함께 조 선두권으로 나섰습니다.


C조 네번째 라운드에서는 강동궁 선수가 타스데미르 선수를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하였고, 옆에서는 각각 2승을 거두고 있던 블롬달 선수와 카시도코스타스 선수가 8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1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쳤습니다. 강동궁 선수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모든 집중력을 동원했고, 2점대의 좋은 에버리지로 타스데미르 선수를 앞서나갔습니다. 하지만 휴식시간 이후에 다시한번 무너지며 손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결국에는 45:50으로 역전패 당하고 말았습니다. 한편, 카시도코스타스 선수와 블롬달 선수는 8강 진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는 중반 이후에 집중력이 살아났고, 하이런 12점을 곁들이며 블롬달 선수를 크게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블롬달 선수는 간신히 1.0의 에버리지를 기록하며 그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 경기로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는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8강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고, 블롬달 선수는 타스데미르 선수와 남은 한장의 티켓을 놓고 힘겨운 한판 승부를 벌여야 했습니다.


카시도코스타스 선수와의 경기에서 자존심을 구긴 블롬달 선수는 마지막 타스데미르 선수와의 경기에서 모든 경기력을 폭발시켰습니다. 첫 2이닝에 무려 14점, 4이닝째 21점, 6이닝째 전체 점수의 절반인 25점에 도달하며 블롬달 선수의 저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하지만 타스데미르 선수도 이에 뒤질새라 공타없이 꾸준히 블롬달 선수를 따라왔고, 결국 9이닝째 27:27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타스데미르 선수는 3점, 3점, 1점으로 역전에 성공하였지만, 블롬달 선수는 16이닝째 11점 하이런을 터트리며 경기를 재역전시켜 놓았습니다(스코어는 45:37). 블롬달 선수는 남은 5점을 두 이닝동안 마무리하며 결국 2.777의 높은 에버리지로 타스데미르 선수를 누르고 파이널 8강에 진출하였습니다. 타스데미르 선수도 18이닝 45점으로 2.500의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하였지만, 노련한 블롬달 선수의 경기운영에 8강 티켓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카시도코스타스 선수는 팔라존 선수와의 마지막 경기마저 승리하며 4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하여 C조에서는 카시도코스타스 선수와 블롬달 선수가 8강에 진출하였습니다.

* D 그룹
D 그룹의 경기는 딕 야스퍼스, 마틴 혼, 마르코 자네티 선수의 삼파전의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메다 류지 선수와 루프티 세네트 선수는 의외로 힘을 못쓰고 무너졌습니다. 야스퍼스 선수와 마틴 혼 선수는 세네트, 우메다 선수와의 첫 경기를 각각 24이닝, 27이닝에 끝내며 1승씩을 챙겼고,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이 두 선수가 만나 명승부를 펼쳤습니다. 경기는 초반부터 매우 긴장감있게 흘러갔고, 스코어가 19:19가 될때까지 관중들은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먼저 치고 나간건 야스퍼스 선수였습니다. 야스퍼스 선수는 3,2,2,4,6점의 득점 행진으로 순식간에 스코어를 33:21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마틴 혼 선수는 흔들리지 않고 바로 10점 하이런을 기록하며 33:31로 따라붙었습니다. 이에 야스퍼스 선수는 다시 큰 걸음으로 달아나 48:37로 단 두점만을 남겨두었습니다. 마틴 혼 선수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했고, 5점, 7점을 득점하며 결국에 48:49로 역전을 하며 매치포인트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1점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마지막 1점을 아슬아슬하게 빠트리고 야스퍼스 선수에게 마지막 기회를 넘겼지만, 야스퍼스 선수도 1점을 득점하고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실수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기회는 마틴 혼 선수에게 넘어왔고, 마틴 혼 선수는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큐를 높이 들었습니다. 그 사이, 마르코 자네티 선수도 우메다 선수와의 경기에서 26이닝 1.923의 좋은 에버리지로 승리를 따냈습니다.


같은날 오후 6시 30분에 벌어진 세번째 라운드에서는 야스퍼스 선수와 자네티 선수의 득점력이 제대로 폭발했습니다. 야스퍼스 선수는 마틴 혼 선수와의 경기를 분풀이라도 하듯 10점, 13점의 하이런을 곁들이며 상대 선수인 우메다 선수가 정신을 차릴 틈도 안주고 몰아붙여 6이닝만에 26:0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야스퍼스 선수는 결국 단 14이닝 만에 3.571이라는 놀라운 에버리지로 승리하였습니다. 야스퍼스 선수의 득점 행진에 넋을 잃고 있던 사이, 자네티 선수도 11점, 13점을 포함, 단 3이닝에 24점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네트 선수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자네티가 24점을 기록하는 3이닝동안 세네트 선수도 무려 15점을 득점하며 점수차를 벌리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세네트 선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네티 선수를 수비로 끈질기게 괴롭히며 따라붙어 13이닝째 결국 31:32로 역전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되었던 세네트 선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네트 선수는 이때부터 경기를 주도하며 31:38, 38:43 등으로 오히려 자네티 선수를 앞서나갔습니다. 경기의 결말은 매우 흥미롭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4이닝째 세네트 선수가 43:49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한점을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자네티 선수는 5점을 치며 48:49로 턱밑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다시한번 경기를 끝낼 찬스를 얻은 세네트 선수는 회심의 마지막 샷을 날렸지만 정말 불운하게도 종이 한장 차이로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자네티 선수는 마지막 2점을 매우 노련하게 성공시키며 재역전과 동시에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고, 세네트 선수는 초구 위치에서 시작하는 후구를 받아 역시나 50점을 채웠습니다. 이로써 경기를 비겼고, 자네티 선수는 1승 1무, 세네트 선수는 1무 1패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에 열린 네번째 라운드에서 세네트 선수는 다시한번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1승을 거두었고, 상대 선수였던 우메다 선수는 여전히 자신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1점대 초반의 에버리지로 4패째를 안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마틴 혼 선수와 자네티 선수의 대결에서는 마틴 혼 선수가 27이닝에 경기를 끝내며 3승으로 8강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고, 자네티 선수는 1승 1무 1패가 되어, 마지막 야스퍼스 선수와의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탈락이 이미 확정된 우메다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네 선수들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경기를 하였고, 이미 3승을 거둔 마틴 혼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세 선수들이 마지막 남은 8강행 티켓을 놓고 사투를 벌였습니다. 마틴 혼 선수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높은 경기력으로 2점대의 에버리지를 기록하며 세네트 선수를 탈락시켰습니다. 그리고 옆에서 벌어진 자네티 선수와 야스퍼스 선수의 경기는 이번 본선 20강 라운드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현재까지 야스퍼스 선수는 2승 1패, 자네티 선수는 1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경기의 승자가 8강에 진출하게되고, 만약 경기가 무승부가 될 경우 야스퍼스 선수가 올라가는 약간은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약간의 유리함이 결국 두 선수를 웃고 울게 만들었습니다. 세계 챔피언 출신들의 경기 답게, 무려 5번의 역전을 주고받으며 경기는 매우 팽팽하게 흘러갔습니다. 경기 중반 자네티 선수가 주춤하는 사이 스코어가 23:9까지 벌어진 적도 있었지만, 자네티 선수는 14점 하이런으로 바로 동점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다섯 이닝. 26이닝째 스코어는 46:46으로 동점이었습니다. 27번째 이닝에 야스퍼스 선수는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극도의 긴장감 탓인지 야스퍼스 선수 답지 않은 실수를 하고 맙니다. 다음 이닝에 자네티 선수도 매치포인트로 올라왔고, 그토록 노련한 자네티 선수도 마지막 1점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두 선수는 30이닝까지 단 한점을 득점하지 못했고, 특히 자네티 선수는 10번 중 9번은 성공할 수 있는 쉬운 뒤로돌려치기 포지션 조차도 두께 미스로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31이닝째 다시한번 기회를 잡은 야스퍼스 선수에게는 쉽지 않은 3단 더블 배치가 주어졌고, 야스퍼스 선수는 안전하게 5쿠션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큰 소리로 "Yes!!!"를 외쳤습니다. 리그전이라 자네티 선수에게 후구가 주어졌지만 이미 야스퍼스 선수의 8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승부는 50:50 무승부로 끝이났고, 자네티 선수는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이로써 본선 20강 라운드가 모두 끝이 났고, 승률 및 에버리지에 따른 순위에 따라 8강 대진이 아래와 같이 결정되었습니다.
- 다니엘 산체스 vs 김경률
- 최성원 vs 에디 멕스
-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 vs 토브욘 블롬달
- 마틴 혼 vs 딕 야스퍼스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최고의 경기들은 이제 시작입니다. 8강 파이널이 열리는 3월 29일부터 AGIPI 경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찰 것입니다. 과연 어떤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 또 어떤 명승부들이 펼쳐질지 크게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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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매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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