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후기] 2008 Worldchampionship for National Teams - Part 2
- Posted at 2008/07/20 23:06
- Filed under 클럽탐방 | 대회관전
- 4강전 제 1 경기 : 한국 vs 스웨덴A






김경률, 최성원 선수 모두 뱅킹에 승리해 초구로 시작하였습니다. 김경률 선수가 초구에 2점을 치고 브롬달에게 이닝을 넘겨주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브롬달 선수가 첫 이닝에서 단 한번의 머뭇거림도 없이, 놀라운 샷 감각과 완벽한 포지션 플레이를 자랑하며 15점을 연속으로 득점해버려 경기시작 10분만에 첫 세트를 가져가버립니다. 이번대회 하이런이자 베스트게임이 되었고, 동시에 스웨덴 팀은 에버러지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됩니다. 15점 경기가 아니었다면 20점 이상은 당연해 보일정도로 좋은 흐름이었습니다. 2세트에서도 첫 이닝에 3점을 득점하여 실질적으로 18점 연속득점인 셈입니다 . 이쯤 되자 한국 vs 스웨덴 경기를 관람하던 몇몇 관중들조차 네덜란드 vs 스페인 경기로 하나둘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스웨덴 팀의 낙승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팀의 반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최성원 선수가 6이닝 만에 15:7로 닐슨 선수를 압도하며 첫 세트를 따냈고, 김경률 선수도 2세트 중반부터 정상컨디션을 회복하며 멀리 도망가려는 브롬달을 끈질기게 따라가 6이닝째 15:13으로 멋지게 역전하며 세트스코어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최성원 선수는 2번째 세트에서 닐슨과 점수를 주고받으며 8이닝째 15:13으로 어렵게 승리하였습니다.
한국 vs 스웨덴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세트스코어 1:1(김경률:브롬달), 2:0(최성원:닐슨)으로 한국이 앞서나가고 있던 3세트였습니다. 양쪽 테이블 모두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진행을 하다 결국 두 테이블이 동시에 14:14가 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김경률 선수가 브롬달 선수를 상대로 1세트를 따냈기 때문에 만약 최성원 선수가 3세트를 이겨 세트스코어가 3:0이 되면 남은 김경률 선수 게임 결과에 상관없이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반대로 스웨덴 팀 입장에서는 두경기 모두 이겨야 하는(최소 닐슨만이라도 세트를 따내야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벼랑끝에 서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쯤되자 경기장 안의 모든 관중의 시선이 한국팀을 향하고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양쪽 모두 14:14로 세트포인트 상황(한국팀 입장에서는 매치포인트 상황), 브롬달은 8번째 이닝, 닐슨 선수는 10번째 이닝으로 테이블 앞에 섰습니다. 두 선수 모두 타임아웃을 신청하고 신중히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경기는 50초 룰로 진행되며 한 선수당 (5세트 통털어) 3번의 타임아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타임아웃을 신청하면 해당 타석은 시간이 정지되며 무제한으로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도입된 50초 룰 때문에 선수들은 조절해야 할 변수가 하나 더 늘은 셈입니다).
브롬달 선수의 공은 상당한 난구였고, 닐슨 선수는 짧은 제각돌리기 공이었습니다. 대략적인 공의 배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자, 이제 닐슨 선수는 무조건 샷을 성공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더해졌습니다.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닐슨 선수가 샷을 했는데, 역시나 부담감 때문인지 생각보다 많이 끌려 간발의 차로 길게 빠져버렸습니다. 또한번 최성원 선수에게 게임을 끝내버릴 찬스가 왔습니다. 살짝 애매한 제각돌리기였는데 맞을듯 맞을듯 하더니 절묘하게 지나쳐버립니다. ㅠ.ㅠ 닐슨 선수에게 평범한 대회전 공이 섰는데, 이건 또 웬 하늘의 장난인지, 장,단축 모두 공 하나 구멍만 남겨두고 코너에 서 있는 제2적구를 어이없게 돌아나옵니다. 14:14에서 벌써 3번의 찬스를 놓치고 4번째 기회에 최성원 선수에게 아래와 같은 공이 섰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불운의 시작이었습니다. 4쿠션째 아래쪽 단쿠션을 맞고 위로 튕겨 올라와야 할 흰공이 어찌된 일인지 갑자기 회전이 살아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머리카락 한개 두께 차이로 노란공을 짧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아!!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어찌나 아쉬운지 최성원 선수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성원 선수의 샷이 1cm만 덜 나갔어도 아마 지금쯤 대한당구연맹에서 카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결국 다음 이닝에서 닐슨 선수가 평범한 빗겨치기 샷을 성공하며 3번째 세트를 따 냈고, 한국팀은 결승 진출의 기쁨을 잠시 뒤로 미루어야 했습니다.
바로 이어진 4번째 세트에서 상승분위기를 탄 닐슨 선수가 6이닝만에 8:15로 또다시 승리하며 최성원 선수와의 세트스코어를 2:2로 돌려놓습니다. 한편, 김경률 선수와 브롬달 선수는 계속해서 서로에게 난구를 던져주며 공방전을 펼치다 브롬달 선수가 11:13으로 앞서던 9이닝째 실수를 하며 김경률 선수에게 이닝을 넘겨줬고, 김경률 선수는 차분히 연속득점을 하며 14:13으로 역전, 또 다시 매치포인트를 만듭니다. 이 때 김경률 선수의 마지막 공 배치는 대략 아래와 같았습니다.(흰공이 김경률 선수의 공입니다)


자 이제 초초해 진것은 오히려 쫒기던 한국팀입니다. 세트스코어는 2:2, 2:2로 같지만 첫 세트에서 브롬달 선수가 단 1이닝만에 2:15로 이겨버렸기 때문에 결국 두명 모두 세트스코어 3:2로 이기지 못하고 3:2, 2:3으로 비긴다면 다음 우선순위인 에버리지에서 밀려 결국 결승행이 좌절되기 때문입니다. 장내는 이미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고, 3년연속 우승팀인 스웨덴 보다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던 한국팀에게 더 힘을 실어주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미 카메라를 집어던지고 일어서서 응원을 하고 있었고, 이대로 진다면 정말 울어버리고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잠시 휴식시간이 지나고 김경률 vs 브롬달의 마지막 5세트가 시작되었고, 최성원 vs 닐슨 선수는 이미 5세트 중반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이때 최성원 선수의 눈빛이 타오르며 갑자기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닐슨 선수는 최성원 선수의 기에 눌려 제대로 샷을 해보지도 못하고 5이닝동안 3점만을 치며 15:3으로 한국팀에 귀중한 한세트를 헌납하였습니다. 예상외로 최성원 선수가 압도적인 점수차로 마지막 세트를 따내자, 웬지 에버리지에서도 이제 더이상 불리하지 않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고, 감독님이 기록석으로 가셔서 현재까지의 득점, 이닝을 확인하셨습니다. 기록자가 계산을 해보더니 김경률 선수가 13점만 득점하면 무조건 한국팀이 결승에 올라간다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이때 스코어가 3:9로 김경률 선수가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8:13으로 뒤지던 6이닝째, 13점만 도달하면 이긴다는 말을 감독님께 전해들은 김경률 선수가 연속득점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점수는 11:13이 되었고, 이제 한점만 더 득점하여 12점이 되면 스웨덴과 득점 동률, 13점이 되면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김경률 선수에게 아래와 같은 배치의 공이 섰습니다(김경률 선수의 공은 흰공입니다).




- 4강전 제 2 경기 : 네덜란드 vs 스페인
이 경기는 딕 야스퍼스와 다니엘 산체스 선수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야스퍼스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승 행진을 하고 있었고, 같은 팀의 버그만 선수도 스페인팀의 가르시아 선수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조금 앞서고 있어 네덜란드 쪽에 약간의 무게감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경기 전 사람들의 예상으로는 가르시아 선수가 얼마나 버그만 선수를 상대로 잘 버텨주면서 산체스 선수를 받쳐주느냐가 게임의 관전포인트였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웬걸.. 산체스 선수는 야스퍼스 선수에게 내리 2세트를 내주며 2:0으로 벼랑끝에 몰린 반면, 가르시아 선수는 버그만 선수를 상대로 첫 세트를 따내며 산뜻하게 출발을 했습니다. 하지만 산체스 선수의 저력이 3세트부터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3,4,5세트를 5이닝, 6이닝, 4이닝만에 내리 끝내며 야스퍼스 선수에게 세트스코어 3:2로 역전승을 하였습니다. 한편 버그만 선수는 가르시아 선수에게 2세트를 이겨 세트스코어 1:1로 동점을 만들어 3세트에서도 공방전 끝에 15:13으로 신승하였습니다. 가르시아 선수는 4세트에서 두번의 실수를 하였고 이를 놓치지 않고 버그만 선수가 점수를 벌려 결국 6이닝만에 15:6으로 가르시아 선수를 누르고 네덜란드를 결승에 올려놓습니다.
산체스 선수가 전날 밖에서 농담으로 준결승에서 "스웨덴 만나면 꼭 좀 이기고 올라와주라.. 우리도 네덜란드 한테 너희 대신 복수해 줄테니(2라운드에서 한국팀이 네덜란드에게 4:0으로 완패했죠) 결승에서 만나자.."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두 팀 모두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두 팀은 공동 3위로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게됩니다. ^^


- 결승전 : 스웨덴 vs 네덜란드
둘 다 세계 탑 랭커이자 이번대회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브롬달과 야스퍼스. 탑 랭커는 아니지만 역시나 각 나라의 1,2위를 다투는 실력자로 우승의 주/조연으로 손색이 없는 닐슨과 버그만. 누구하나 결과를 손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빅매치였습니다. 브롬달과 야스퍼스의 경기는 정말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 다운 수준높은 경기였습니다. 5세트 모두 7이닝 이내에 끝났고, 자신이 초구를 친 세트는 모두 승리로 가져갔습니다. 이들에게 15점은 너무 짧아보였고, 그만큼 초구의 비중이 컸다는 의미가 됩니다. 결국 첫 세트에 초구를 잡은 브롬달이 1,3,5세트를 승리로 이끌며 세트스코어 3:2로 야스퍼스를 누르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합니다.
브롬달, 야스퍼스가 5세트를 모두 끝낸 후에도 닐슨과 버그만은 아직 4세트가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3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1로 닐슨이 앞서고 있었고, 4세트는 박빙이었습니다. 버그만은 어렵게 15:13으로 4세트를 따내며 세트스코어를 2:2로 만들었지만 스웨덴 팀을 누르기에는 이미 에버리지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닐슨은 우승을 위해 마지막 세트에서 6점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었고, 결국 3이닝째 6점을 채우며 스웨덴팀을 4년 연속 우승에 이르게 합니다.
브롬달 선수는 워낙 8강, 4강에서 어렵게 이기고 올라와서 그런지 오히려 담담했고, 닐슨 선수는 감격에 겨워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 큰 몸집으로 어린애처럼 시상대에 깡총 뛰어오르더군요. ^^


- 마치며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황홀하고 좋았습니다. 또, 이런 멋진 경기를 저 혼자만 봤다는게 너무 아깝고 아쉬워서 이렇게 장황한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5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4시간 가까이 운전하고, 밤 10시까지 하루종일 경기를 관람하고, 또 다음날도 하루종일 관람하였지만 그냥 경기장에 있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전혀 지치거나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두 선수 덕분에 대회 직후 선수들만 들어가는 만찬에 꼽사리로 들어가 외국 선수들과 와인 마시며 이야기도 하고... 그냥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혹시나 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들 만나게 되면 같이 먹으라고 와이프가 깁밥과 과일, 음료수 등을 싸줬는데, 뜻하지 않게 감독님이 식사를 사주시는 바람에 열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들고오게되어 와이프한테 조금 미안하기는 합니다. ^^;;
최근 몇년간 가장 행복했던 주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 김경률 선수와 최성원 선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고, 또 앞으로 열릴 많은 세계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으로 멀리서 지켜보는 팬들을 기쁘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매드박
- Tag
- 관전, 대회, 챔피언쉽, 팀대항
- Response
- No Trackback , No Comment
